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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 출간: 2009년 09월 07일
    • 저자: 너새니얼 호손
    • 낭독자: 김미정
    • 출판사: 펭귄클래식코리아
    • 러닝타임: 12:23:27

1804년 7월 4일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의 유서 깊은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났다. 선장이었던 아버지 너새니얼 1세가 호손이 네 살 때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의 친정에 들어가 살았는데 폐쇄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고독하고 몽상적인 성향은 아홉 살 때 발을 다쳐서 1년 이상 다리를 절면서 한층 강화되었고 자연스럽게 독서광이 되었다. 1825년에 메인 주에 있는 보든 대학을 졸업한 후 어머니의 집에서 칩거하며 독서와 습작으로 12년을 보냈다. 당시 뉴잉글랜드의 역사, 특히 청교도와 독립혁명 시대에 대해 광범위한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조상들이 세일럼의 식민지 개척과 1690년대 마녀재판에 참여한 것을 알게 된다. 그때 호손은 무고한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세워 처형하거나 고문한 사람들과 결별한다는 제스처로써 자기 성(姓)의 철자를 Hathorne에서 Hawthorne으로 바꾸었다. 칩거 생활 중이었던 1828년에 첫 단편집 『팬쇼』를 자비로 출간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던지 익명으로 발표했고, 그가 죽은 뒤에야 비로소 작가명이 밝혀졌다. 1837년, 『진부한 이야기들』이 비평적 관심을 끌면서 작가로서의 위상을 어느 정도 가지게 되지만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렸고 1846년부터는 생계유지를 위해 세관에서 근무하게 된다. 3년간 정치적인 격류 속에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1849년 여름, 직업도 잃고 어머니마저 잃는 비극을 맞이한다. 그 엄청난 충격 때문에 호손은 얼마 동안 심하게 앓았고, 다시 일어난 뒤에 『주홍 글자』(1850)를 써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미국 최고의 작가로 인정을 받았고 이듬해엔 『일곱 박공의 집』을, 1852년에는『블라이스데일 로맨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영국의 리버풀 주재 미국 영사로 근무하기도 하고,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에 『대리석 목신』을 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건강이 쇠약해져, 다량의 작품 초안이 있었음에도 영국 생활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한 권 외에는 책으로 내놓지 못하고 결국 1864년 플리머스에서 사망하였다.

우린 다시 만날 수 없는 걸까요? 영원불멸의 삶을 함께 살아갈 수 없을까요? 분명히, 분명히, 우린 이 모든 고통을 통해 서로 속죄한 거예요!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작 『주홍 글자』는 출간되자마자 비평가들에겐 뜨거운 찬사를, 도덕적 엄숙주의자들에겐 엄청난 질타를 받았던 작품이다. 출간 전후의 우여곡절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는 아름답고 강인한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에 힘입은 바가 크다. 헤스터는 간통을 저지른 벌로서 평생 동안 가슴에 주홍 글자 A를 달고 살라는 선고를 받는다. 또한 그 관계로 인해 태어난 딸과 단둘이 마을 외곽의 초라한 오두막집에서 살게 된다. 비록 대중적인 치욕과 사회적인 고립감 때문에 심한 고통을 받긴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청교도적 해석을 가슴속 깊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딤즈데일 목사가 육체적·정신적 쇠락에 빠져드는 것과는 달리 헤스터는 더욱더 강해지는 정신력으로 긴 세월을 이겨낸다. 마을 사람들도 그녀가 딱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홍 글자 A를 처음과는 다른 의미로 바라보게 된다. 인간의 나약함과 비애를 다룬 이 작품 안에서 유난히 빛을 발하는 헤스터의 투쟁은 호손 특유의 예술적 기교를 통해 여전히 강렬한 힘과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