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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FM 골든디스크' 폐지... 안녕, 팝
  • 작성일 : 2022-07-19 18:09:20
    조회 : 207
    작성자 : (주)와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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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라디오를 빛냈던 '팝 프로그램'이 역사의 뒤안길로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이번에는 31년을 청취자와 웃고 울었던 MBC FM4U의 < FM 골든디스크 > 차례다.

MBC는 오는 27일을 마지막으로 <골든디스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골든디스크>의 자리에는 가수 이석훈씨가 진행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자리한다. <골든디스크>의 마지막 DJ인 가수 김현철씨는 표준FM의 다른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옮기지만, 1991년부터 31년을 이어 온 프로그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골든디스크>는 팝 프로그램, 그중에서도 오전 끝자락에 쉼표를 주는 익숙한 올드 팝을 위주로 선곡을 이어왔다. 많은 디스크 자키들이 거쳐가기도 했다. <박원웅과 함께>의 박원웅을 시작으로, <두 시의 데이트>로 이름을 날렸던 김기덕 등 팝에 조예가 깊은 DJ들이 거쳤던 방송이기도 했다.

DJ들의 안식처

<골든디스크>는 1991년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첫 진행자는 박원웅이었다. <박원웅과 함께>를 오랫동안 진행했던 박원웅 DJ가 마이크를 잡고 방송에 나섰다. 1990년대 초는 팝에서 한국 음악으로 음악의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던 시절이었다. 그런 팝 열풍의 황혼기를 보내는 <골든디스크>의 역할은 막중했다.

박원웅 DJ 역시 부조를 잡은 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팝송에 대한 열기가 예전만 못해 서운하지만, 그래도 젊은이들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보람이 컸다"며 아쉬움 속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초기 방송은 그런 그의 기대감답게 최신 팝, 그리고 새로운 팝 신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박원웅 DJ가 1993년을 끝으로 MBC에서의 DJ 생활을 마무리하고, 1997년까지 4년의 시간동안 가수 겸 배우 김창완씨가 디스크 자키를 맡았다. 김창완 DJ는 표준FM의 '내일로 가는 밤'으로 옮기며 인연을 마무리했고, 그 다음 DJ는 <골든디스크>의 지금의 정체성을 있게 한 김기덕 DJ가 올라섰다.

김기덕 DJ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시도를 이어갔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간 한국의 팝송은 빌보드 등 외국의 차트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악에 따라 줄을 세운 것은 이 프로그램의 공이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 아티스트'와 같은 다른 차트들도 나오곤 했다. 이런 차트 뿐만 아니라 '음악 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차 한 잔 합시다'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음악 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은 오디오북으로 출시가 될 정도였다.

김기덕 DJ 시절을 거치며 프로그램은 해외 팝이 한국 라디오에서 점점 조연으로 향하는 시기를 거쳤다. 점점 올드 팝 위주로 선곡표가 변모해갔지만, 음악을 단순히 들려주는 도구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조연으로, 그리고 노래 자체를 주목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던 때가 이때였다.

그렇게 13년을 진행했던 김기덕 DJ 역시 2010년 방송을 마지막으로 MBC를 떠났다. 차트에 의미를 뒀던 그답게, 마지막 방송은 <골든디스크>에서 가장 많이 재생되었던 팝송 20곡을 선곡했다. 이렇듯 우리가 기억했던 명DJ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되었던 방송이기도 했다. 


<골든디스크 폐지가 말하는 것>

이후에도 가수 이상은씨, 작곡가 이루마씨를 거쳐 김현철씨의 진행에 이르기까지, <골든디스크>는 12년의 세월을 더 이어왔다. 이때의 <골든디스크> 역시 팝 팬층뿐만 아니라 보통의 라디오 청취자 역시 사로잡는 방송을 이어왔다.

팝, 그중에서도 올드 팝에 중점을 맞춘 기본적인 구성에 진행을 맡은 DJ들의 음악적 조예가 덧붙여진 독특한 방송, 그리고 다른 코너 없이 1시간 동안 팝을 듣는다는 특유의 집중적인 구성, 그리고 30년이라는 켜켜이 쌓인 시간 동안 계속해서 <골든디스크>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는 역사성 덕분에 고정적인 팬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고정적인 팬만으로 방송이 이어지기에 '팝 전문'이라는 구성은 취약했다. 음원차트는 이제 한국 음악만이 담겨 있고, 팝은 소수의 히트곡 중심으로 다뤄지는 구조로 변해갔기 때문이다. 수많은 방송사들이 '팝 전문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추세에 이르렀고, MBC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골든디스크>는 31년이라는 영예의 세월을 뒤로 하고 폐지라는 아쉬운 상황에 놓였다. MBC에서는 이후 편성될 <이석훈의 브런치카페>에서 한국 음악 역시 편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 어쩌면 <골든디스크>의 폐지는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점점 지워져가는 팝송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이제 라디오에서 팝 전문 프로그램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MBC FM4U에서도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그리고 심야에 < JUST POP > 정도가 남았다. 다른 라디오 역시 심야나 인기가 많지 않은 시간대를 중심으로 팝 프로그램이 명맥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라디오에서 '3대 DJ'로 불렸던 이종환·김광한·김기덕이 휩쓴 '팝의 시대'도 <골든디스크>의 사라짐과 함께 완전히 저물게 되었다. 20세기의 흔적이, 그리고 모든 이들이 '워크맨 속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던 시대가 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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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omn.kr/1xxv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