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세이
나는 너다
그가 깜박 꿈속 길을 걸어가 보니, 저쪽 강나루에선 아직도 그의 배가 도착하지 않았다고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눈을 떴습니다. 설핏 기울어가는 해 그리고 스산한 바람소리……. 그의 눈에 개울가의 물풀에 걸려 있는 종이배가 띄었습니다. ‘그래, 기껏 이 정도 내려와서 멈추고 말다니……’. 그는 삼십여 년 만에 허리띠의 눈금 하나를 졸라매었습니다. 다시금 종이배를 손보아 물결 위에 띄었습니다. ―〈종이배〉 중에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의 산문집『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정력적인 창작활동을 하면서 그 특유의 신랄한 시선으로 인간의 내밀한 갈등의 기미를 포착하여 삶의 진상을 드러내는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던 박완서 산문집이다. 표제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비롯하여 45여편의 산문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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