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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 소나무

    • 출간: 2009년 05월 20일
    • 저자: 정채봉
    • 낭독자: 홍영란
    • 출판사: 샘터사
    • 러닝타임: 03:53:13

1946년 전남 순천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수평선 위를 나는 새, 바다, 학교, 나무, 꽃 등 그의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배경이 바로 그의 고향이다. 어머니가 스무 살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 또한 일본으로 이주하여 거의 소식을 끊다시피 해서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유년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 정채봉은 내성적이고 심약한 성격으로 학교나 동네에서도 맘에 맞는 한두 명의 친구가 있었을 뿐 또래 집단에 끼이지 못하고 혼자 우두커니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어린 정채봉은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무와 풀, 새, 바다와 이야기하고 스스로 전설의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는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이른바 결손 가정에서 성장한 소년의 외로움은 오히려 그를 동심, 꿈, 행복을 노래하는 동화작가로 만들었던 것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정채봉은 온실의 연탄 난로를 꺼트려 관상식물이 얼어 죽게 만드는 사고를 치고 이내 학교 도서실의 당번 일을 맡게 되는데 이것이 그를 창작의 길로 인도하게 된다. 성장기 할머니 손을 잡고 ‘선암사’에 다닌 후로 줄곧 정채봉의 정서적인 바탕은 불교적인 것이었으나, 1980년 광주 항쟁 이후로 가톨릭에 귀의하여 가톨릭 신앙은 불교와 함께 정채봉의 작품에 정신적인 배경이 되었다. 동화작가, 방송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정채봉은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으며, 투병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고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과 환경 문제를 다룬 장편동화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채봉은 사람과 사물을 응시하는 따뜻한 시선과 생명을 대하는 겸손함을 글로 남긴 채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 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동심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정채봉의 작품집!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정채봉의 동화『세한 소나무』 정채봉의 작품은 어른들에게는 삶 속에서 동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동심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해준다. 동화가 어린이만을 위한 문학으로 남는 것을 원치 않았던 그는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면서도, 깊이 있고 진지한 세계를 보여주었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를 보고 썼다는 <세한 소나무>는 유배 온 노인과 소나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백나무>는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가 북에 두고 온 아내 사랑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다. <첫눈 오시는 날>은 이순신 동상을 닦는 청소부 아빠와 딸이 나누는 아름다운 대화를 담고 있다. 이렇게 정채봉의 작품들은 삶의 가치나 태도가 '동심'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